29살 예비신부 대분노썰(조상님이 도왔다 VS 라떼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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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 예비신부입니다. 1년 2개월 교제한 동갑 남친과 5월에 결혼 계획을 잡고 있었어요..
예비 시부모님과는 상견례만 끝낸 사이고 아직 서로 불편한 사이에요. 상견례 마치고 남친 통해서 계속 주말마다 집으로 놀러와라 하시는데 솔직히 예비 시댁에 별다른 일도 없이 놀러가는 것보단 남친이랑 밖에서 노는게 더 좋아서 오라는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 안갔었어요.
근데 남친어머니께서 남친한테 토요일에 형님내외분이 예비 시댁에 오신다고 꼭 저희한테 인사하러 오라고 하셨어요. 저도 처음으로 예비 시댁 방문하는거라 좀 떨렸어요. 상견례 후 처음 뵙는거라 빈손으로 갈 수 없어서 한우 선물세트 30만원짜리 준비해서 갔어요. 당연히 점심 시간에 가는거라서 점심이 차려져 있을줄 알았어요. 보통 그러지 않나요?
저희 집에 남친이 올때마다 엄마가 (저희는 아버지 돌아가셔서 홀엄마세요.) 갈비찜, 잡채, 꽃게탕 등등 잔치음식으로 한상 가득 차렸었어요. 제가 도착한게 11시 반이었는데요. 남친 어머니가 저를 보시자 마자 "황태찜 해줄께" 하시대요. 그래서 그러려니 했는데 형님이 그때 콩나물을 다듬고 있는거에요.
서로 인사 마치자마자 어머니가 "너도 뻘쭘하니 있으니 좀 그렇제? 와서 같이 콩나물 다듬고 황태 좀 잘라라. 크게 먹고싶음 크게 자르고 작게 먹고 싶음 작게 자르고 알아서 해라.." 이러시는거에요. 좀 황당해서 남친을 봤더니 뭐가 문제냐는 식의 평온하고 미소띤 얼굴로 저를 주방에 두고 자기 형한테 가더라구요.
그래서 콩나물을 머리랑 꼬리 손질을 계속 했어요. 황태찜에 들어갈 황태는 얼마만한 크기로 잘라야 되는지 몰라서 형님도 모른다고 하고 어머니는 참기름이 떨어졌다고 참기름을 짜러 가셨고 예비 형님하고 둘이 그걸 잘라야 되는거에요.
"어머님이 한입 크기랬으니 이정도 하면 되겠죠?"하면서 샘플을 주길래 열심히 그 크기대로 잘랐어요.
근데 나중에 어머니 오시더니...저희가 한 가로 3cm 세로 4cm로 잘랐는데 이렇게 해놓으면 찜해놓으면 너무 작아서 먹을것도 없다 약간 화난 말투..그럴꺼면 참기름집 가시기 전에 맘대로 자르라고 하지 마시고 이정도로 자르라고 정확하게 말씀해주시지 싶었어요.
남친 형이 밥 먹으면서 황태가 뭐 이렇게 작노? 이러니까 형님이 oo씨가(저) 이렇게 이쁘게 잘라놨으니 암말도 말고 먹어라 이러는거에요. 저는 형님이 자르라는 대로 잘랐는데...저한테 뒤집어 씌우는..졸지에 뭣도 모르면서 막 함부로 황태 손질한 사람이 된거죠 저는..
아아 그리고 식탁이 6인용이고 사람이 형님 딸까지 7명인데 남자들 3분 먼저 드리고 여자끼리 나중에 먹었어요.(형님하고 남친이 덩치가 좀 커서 식탁이 좁다는 이유로) 일단 예비 시어머니 형님 저랑 같이 밥을 먹었는데 반찬이 황태찜하나 김치하나 김하나 이게 끝이었고 국도 없었구요.ㅠㅠ
그 와중에 형님하고 어머니는 대낮에 캔맥주를 한캔씩 하시더라구요. 점심 식사 끝낸 게 2시이고 남친이랑 뮤지컬 예약이 4시로 되어있었는데 여기가 지방이라 뮤지컬 보려면 50분 정도 차로 이동해야되요. 근데 2시에 밥을 다 먹었는데 시어머니 가만히 계시고 형님도 가만히 계시는거에요. 남은 맥주를 홀짝 거리시면서 계속 수다 삼매경에 빠지셨는데 저는 모르는 분들 얘기였어요.
그래서 나보고 설거지를 하라는 건가? 싶어서 저도 처음 인사갔는데 뭐 그렇게까지 해야되나 오기가 생겨서 안하고 계속 앉아있었어요. 30분이 지나도..40분이 지나도..뮤지컬 시간에 맞추려면 출발해야하는 시간이 15분 남았는데 계속 아무도 뒷정리를 안하길래..너무 짜증나서 그냥 제가 설거지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둘이 설거지 잘한다느니 너는 동서 시집살이 하겠다느니 애가 동작이 빠르다면서 날렵하다는둥 뒤에서 그러고 있네요.
그리고 나서 어디 볼일 있다고 남친하고 나오는데 어머니왈 내일도 형님 있으니 또 점심 먹으러 와라 자주 봐야 정이들지 하시대요. 주말 이틀 내내 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남친 의견을 구하기 위해 얼굴을 봤더니 역시 생긋웃더니 내일도 오자는 식으로 작게 "오자"이러는거에요.
일단 뮤지컬을 보긴 했는데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더군요. 뮤지컬보고 술먹으러 갔다가 뭐 이상한 점 없었냐고 사람이 처음 집에 갔는데 그때 재료 준비부터 해서 설거지 까지 내가했다고 형님은 자기가 시키는대로 했는데 내가 한걸로 몰아가더라고..얘기를 꺼냈죠..그리고 대판 싸웠구요.
남친은 철저히 자기 가족 편만 들더군요.
오늘 오전에 카톡이 왔는데 자기 엄마한테 오자마자 설거지랑 황태찜 손질 시킨거 뭐라고 했더니 시어머니왈 지가 우리 셋이 대화에 못껴서 설거지한걸 왜 우리한테 그러냐? 지가 무슨 식구지 손님이냐? 예민하다 그러셨대요..
아 그리고 예비 시아버지만 처음 온 애한테 왜 설거지를 시키냐고 하셨대요. 그리고 처음에 식사하면서 남친 아버님이 같이 먹자고 빈말은 해주셨어요. 그리고 남친은 아무 자각이 없고 자기 어머니가 편하게 생각해서 그런거라고 정말 제 입장은 하나도 생각 않고 무조건 어제 점심 먹으러 오라했는데 일방적으로 제가 싸우고 안 갔다고 버릇없다고 그지랄이네요.
배뎃
헤어지자고 통보해놓은 상태인데 기분이 정말 말로 표현이 안되게 거지같네요. 결혼 안하는게 맞겠죠? 뚝배기를 부숴버릴까요!?
예비 배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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